[후기] 42 Seoul 지원부터 라피신(la piscine) 최종 합격까지


이 글은 제가 42 서울에 지원하고 최종 합격을 하게 되기까지 어떤 절차를 거쳤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 다룹니다. 기본적으로 42 서울은 온라인 테스트, 체크인 미팅, 1개월 선발 과정(라피신)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며, 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1. 42 서울


42 서울을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혹은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이 정말 "흥미를 가질만한" 영상을 제대로 추천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42 서울의 소개를 듣자마자 꼭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3년부터 입소문을 타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프랑스의 "Ecole 42"라는 프로그램의 한국 버전이라 할 수 있겠는데, 실리콘밸리나 모스크바를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 새로운 버전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교수가 없고, 교재가 없고, 교육비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동료 학습, 동료 평가를 위주로 스스로, 그리고 서로를 가르치며 성장한다는 것이 이곳의 가치관이다.


나는 국문학과와 철학과를 복수전공하며, 대부분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통계학, 머신러닝을 공부해왔기 때문에 "스스로 성장"하는 데 익숙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술 산업의 최전방 실리콘밸리에 기업 탐방(해당 포스트)을 다녀온 뒤로 전통적인 교육기관의 졸업장의 의미가 "실제로"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러한 순수하게 성과와 실력 중심의 교육에 대해 큰 매력을 느꼈다.


2. 온라인 테스트

곧바로 온라인 테스트를 봤는데, 테스트는 코딩 테스트가 아니라 기억력 테스트논리력 테스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기억력 테스트는 금방 끝났고, 논리력 테스트는 2시간 동안 봤는데 말 그대로 (컴퓨터) 논리적 사고, 즉 computational thinking을 확인하는 게임처럼 느껴졌다.


결과는 48 시간 안에 메일로 왔고, 합격했으니 체크인 등록과 미팅을 신청하라는 안내가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42 서울 홈페이지로 달려가 체크인을 했으나, 가능한 날짜 대기자가 1700명(;;) 있다는 안내를 보고 사실상 기대를 접었다. 대기 목록에 올려놓긴 했으나, 인원 상 올해는 글렀다고 판단되어 다른 길을 모색하고 있었다. (싸피, 취직 등)


3. 갑자기 분위기 라피신

3월 말에 온라인 테스트 합격 후 체크인 미팅 대기 목록에 체크한 후, 무려 7개월이 지난 10월 말에 3기 2차 라피신 추가 모집 메일을 받았다. 싸피도 떨어지고, 네이버 코테도 떨어진 참에 구원의 손길로 느껴져서 얼른 신청했다. 이것저것 메일로 통지되는 절차를 거쳐, 11월 16일부터 한 달간의 라피신 과정에 참가하게 되었다.

서울에 살고 있긴 하지만, 강남의 캠퍼스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거리가 부담스러워서 근처 고시텔을 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에게는 어떠한 친절한 안내 사항은 주어지지 않았다. "수영장(pool)"을 의미하는 라피신(la piscine) 답게, 스스로 서로 협력해가며 물에 빠져 죽지 않고 헤쳐나가야 했다. Mac, shell, C 모두 낯선 우리에게는 아이맥과 해결해야 할 문제들만 덩그러니 주어졌다. 



한 달 동안 만큼은 (양념 좀 쳐서) 말로만 듣던 "주 100시간"을 실천하며 살았던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격일제로 이루어졌지만, 그 주어지는 24시간 중 잠자고 먹고 씻는 시간을 빼면 정말 온전히 라피신에 쏟았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나가는 재미를 깨달았다. 하루 종일 코딩하고 토론해도 "어라 이게 되네?" 하며 개발을 평생 업으로 삼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동료 학습 시스템이 생각보다 굉장히 효과적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대다 쌍방향 무료 과외 pool"이란 의미에서 수영장(pool)이라 이름 붙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모르는 부분을 잘하는 분한테 설명을 들을 때도, 가지각색의 부분에서 헤매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구제해줄 때도, 효과적이고 빠르게 전달되는 그 학습의 시너지에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분명 서로 경쟁자인데도, 주어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서로에게 협력자이자 선생님이자 동료가 되어있었다. 내가 1시간 동안 끙끙대며 해결한 개념을 5분 만에 가르쳐 줄 때의 쾌감은 정말 낯선 종류의 것이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 의지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하도록 자극하게 하는 놀라운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4. 최종 합격

최선을 다한 만큼, 다행히 최종 합격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진도도 꽤 빠른 편이었고, 시험 점수도 높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선발 기준이 비공개이기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기다렸다. 코딩 경험이 전무해 진도나 시험 점수에서 본인 스스로도 아쉬워했던 동료 중에서도, 함께 밤을 지새우며 열심히 참여하더니 결국 합격한 분이 여럿 있었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참여한다면 노베이스든 비전공이든 누구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정말 값진 한 달의 경험이었고, 앞으로 펼쳐질 본과정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성장할 것이다.



*** 2021.03.16 내용 추가 ***

42서울 블로그에서 과정에 대해 좋은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발견해 공유합니다.
에꼴42의 혁신성 : 학생 관점의 이야기

현재 네이버 부스트캠프 AI Tech (합격 후기)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 42서울을 퇴소한 상태이므로, 본과정에 대한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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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1. 축하축하합니다. 계속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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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계속 성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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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 저는 현재 서울42를 관심있게 보는 중입니다. 혹시 개인적으로 몇가지 질문하려고하는데 부탁드려도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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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 안녕하세요! 댓글이나 이메일로 질문하시면 답변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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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혹시 지금도 42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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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스트캠프에 집중하기 위해서 3월에 퇴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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